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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이방인 생활

[말레이시아 생활] 초우킷 시장(Chow Kit Market) : 이 나라에 사는 이유가 이거다.

by 도노자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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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망고 3개에 만원이나 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세상에나.. 쏘 익스펜씨브...
 
말레이시아가 물가가 그렇게 저렴한 나라는 아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답게 당연히 과일 천국일 것이지 않겠나.
말레이시아에 발을 디디고 있다면 마땅히 과일을 열심히 먹어줘야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ㅇㅇ.
 
나는 시장 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처음에 말레이시아 왔을 때도 로컬 시장을 구경해보고 싶어서 집 근처였던 이곳을 갔었다.
위치는 요기요 >>

 

초우킷 시장(Chow Kit Market)

입구부터 정육-수산-야채-과일 순서로 섹션이 나뉘어져있다.
나의 목표는 언제나 야채 혹은 과일이기 때문에 쭉쭉 뚫고 들어가야 한다.
수산과 정육이 섞여있던 것 같기도 했던 것 같다.
냉장 매대가 아니기도 하고 시장 한복판에서 패킹도 없이 널려져 있기 때문에, 내 기준 저세상 위생이라 사실 별로 눈길을 주고 싶지 않다.
 
조금 깔끔한 환경이었다면, 정육, 수산 매대들도 제대로 구경했을 것 같다.
정육 코너는 소머리, 염소머리, 소 다리 등이 같이 매대에 놓여져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보기 어렵다면 영혼의 힘을 쥐어짜서 흐린 눈을 하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야 한다.
 
아무래도 정육과 수산 코너가 입구부터 있다 보니 시장 바닥에는 물기가 가득하다. 편하게 신는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나는 물기가 있다면 긴 바지 입을 때 물이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반바지를 입고 가는 편인데, 말레이시아 잘알 동료가 말하기를 워낙 로컬이기 때문에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일단 제가 가는 N번동안은 몰랐습니다. 그 시선.
눈치가 없어서 그 시선을 몰랐을 수도 있다 ㅎㅎ
 

세상에 화질 무슨 일...
이 사진 2개 빼고 다 웬만하면 찍어둔 영상 캡쳐로 올릴 건데...(사진으로 각잡고 찍은 게 별로 없음.. 영상 기록에 미쳐서)
야채가 너무 청량하다... 
 
메인이 과일인 와중에도 과일도 화질구지인데... 벌써 포스팅 망한 소리가 들리네요 ㅎ
집에 넉넉히 해 둔 카레가 없었고, 내가 해먹을 반찬을 미리 생각했더라면 여기서 야채 장도 봤을 것 같다.
어차피 먹을 가지 같은 야채를 조금 더 싸게 사면 되는 것을 ㅠㅠ!

망고 시식 / 핑크 구아바 시식

가면 상인들이 시식도 먼저 권해주신다.
용기 없는 자들이 가도 알아서 권해주시니 그저 고마울 뿐.
무언가 궁금한 게 있다면 시식해 볼 수 있냐고 물어보기 편한 분위기다.
 
난 구아바를 매우 좋아하는데, 핑크 구아바 과육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구아바는 딱딱한데, 얘는 딱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물복마냥 물렁하지도 않고 애매한 느낌.
물렁한 축에 속하긴 하지만 일단 안에 씨가 너무 자잘하게 있어서 먹기 불편했다.
 
미안합니다 사장님.
 
최근에 간 때는 다 같이 화채를 해 먹으려고 간 것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과일 장 보는 것 말고도 함께 장을 보았다.

  • 수박 1/4통 12.5링깃
  • 키위 7개 10링깃
  • 레드 용과 1개 5링깃

파인애플은 사더라도 과일 자를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마트에서 통조림으로 사고, 탄산음료도 사서 이건 10.75링깃 들었다.
(마트에 잘린 파인애플 팔기는 하지만, 통조림의 그 달달한 국물도 넣을 겸 ㅎㅎ)
 
롱안도 까서 넣을 생각으로 사기도 했는데, 롱안은 따로 넣진 않고 그냥 각자 나누었다. > 롱안 2kg에 15링깃!
 
화채를 하는데 38.25링깃 WoW....
 

중간 번외 : 라또라또

인도네시아에서 핫한 아이템 라또라또(Latolato)

사실 나는 다 같이 보는 과일 구매를 함께하지 못했는데,
과일 가게들 구경하다가 옆에서 라또라또(Latolato)를 판매하는 아저씨가 계셔서 그거 쳐다보고 상인들한테 하는 법을 배우느라 정신 차리고 보니 일행이 이미 다 구매를 하셨다.. 핫핫
 
라또라또가 요새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에게 굉장히 핫한 아이템이라고 한다.
나도 바로 전 날 인스타에서 저걸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저 아이템 이름도 모르고 그들끼리 저 아이템 가지고 굉장히 즐거워하네... 이러고 말았었다.
 
근데 이 날 딱 내 눈에 보이면 너무 운명 같은 걸!
1개에 6링깃 부르시길래 5링깃해달라고 했더니, 2개 사면 10링깃에 주시겠다 했다.
2개까지는 제가 안 살 거 같은데요. 그냥 6링깃 ㅇㅋ
 

애들만 하는 아이템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진

내가 사니까 상인들이 더 신났다.
저 아저씨가 하는 대로 따라 하려고 하는데 안 되니까, 상인들이 자기도 한 번 해보겠다고 비법을 전수해 주겠다고 했다.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했는데, 2명 다 1도 못했습니다 ^^
 

다시 본론 : 초우킷 시장 과일

우측 스네이크프룻

매번 도전해야지 생각했다가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스네이크프룻도 가게 사장님이 권해주셔서 하나를 통으로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이름대로 과일 껍질 자체가 정말 뱀피같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는 거부감이 들긴 들었다. 근데 한국에서는 뭔가 먹어보기 힘들 것 같은 과일이라서 도전해보고 싶었던 것!
 
나는 구아바처럼 굉장히 딱딱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도 있는 것 같고...
아보카도보단 단 맛이 조금은 있다. 아주 달진 않았다.
생각보다 괜찮아서 앞으로도 있으면 먹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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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게에서는 잭프룻을 까고 계셨는데, 잭프룻잘알 동료의 말로는 잭프룻이 주황색인 것보다 노란 것이 더 맛있다고 한다.
잭프룻이 주황색이면 술맛 같은 것도 나고 맛이 별로라고 했다.
마침 열심히 까고 계시고 착착 포장을 하시길래 한참 구경하고 1팩 구매 했다!
잭프룻 1팩에 5링깃! 

아니 과일 값이 이렇게 싼 데 과자를 왜 먹어용?
과일은 가공식품도 아니라 더 건강한 맛이란 말이야~
 
잭프룻 원래 과일 모양 자체가 두리안마냥 큼직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 잭프룻의 향을 두리안 느낌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닙니다. 두리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아직 맛있는 두리안 종류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지는 몰라도, 나는 두리안과 잭프룻을 비슷한 선상에 두지 않는다.
 

좌 : 잠부 에어(로즈애플) / 우 : 치쿠(Ciku)

나는 잠부 에어를 좋아한다. 로즈 애플이라고도 하는데, 수분감이 많은 사과라고 생각하면 된다.
풍성한 단 맛이 있는 것은 아니고, 조금 밍밍할 수 있지만 단 맛이 없는 사과는 아니다. 물 대신 먹어도 됩니다.
난 이걸 다들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도대체 왜인가요?
 
치쿠(Ciku)는 지금 찍은 사진이 일반 치쿠, 그리고 이것보다 작은 애들이 있다. 작은 ciku도 괜찮다.
이 치쿠는 맛이 감과 비슷하다. 저 큰 일반 치쿠를 딱딱할 때 먹어본 적이 있는데, 너무 떫었다.
어느 정도 숙성되면 망고가 숙성되면서 말랑말랑해지듯이, 얘들도 말랑말랑해지는데 그때 먹으면 부들부들하고 감이 따로 없다.
 
물론 이 나라도 감(Persimmon)을 팝니다. 그것도 한국 감 팝니다. 
근데 치쿠도 어차피 한국 가면 먹기 힘들 것이니 기왕 온 김에 드셔보쇼들.
 

양심 고백합니다.
나 망고스틴에 그렇게 환장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예전엔 좀 사서 씻궈서 냉장보관/냉동보관해서 먹었는데, 망고스틴은 물에 담그면 오히려 과육을 해치는 일이라는 말을 들었다 ㅜㅜ
그리고 망고스틴 사는 거면, 개미도 사는 것입니다. 달긴 달아서 개미들이 엄청 있습니다.
한국 개미처럼 작은 개미면 덜 거슬리기라도 하지, 큰 개미들임.
살 거 많아서 망고스틴 스쳐지나감.
 
오렌지도 시식해 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샀다.
 
그렇게 나만의 과일 장 기록 >>

  • 망고 2개(1kg 6링깃) 8.5링깃
  • 파파야 1통(1kg 4링깃) 5링깃
  • 오렌지 4개(7개 10링깃) 5링깃 (같이 나눠 산 동료가 3개에 5링깃을 지불해 주셨다)
  • 잠부에어 5개(500g) 6.5링깃
  • 잭프룻 1팩 5링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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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 화채 파티

원래 원대한 계획은 4명이서 화채를 해 먹읍시다.

분명 키위를 썰었는데요. 수박을 넣으니 키위가 보이지 않습니다.
수박도 심지어 다 썰은 것도 아님. 고작 1/4통을 다 썰지도 못했는데...
그래서 파티원들이 '어라..?' 싶었다.
일단 더 넣어.

집주인이 사과 1개를 기부해 주셨고, 통조림 파인애플도 절반만 넣고 좀 더 썰어 넣었는데 이렇게 되었다.
음... 열심히 먹으면 될 것 같은데, 파티원들이 벌써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래서 모임 장소 근처에 거주하는 다른 동료들을 호출했다.
우선 이 콘도 로비에 있던 동료 1명이 지원 왔다.
하지만 그녀는 곧 떠나야 했기에 바로 화채를 대접하지 못하고 자른 과일만 나눔 하였다.
 
그리고 그녀 말고도 4명이 더 오기로 했다.
편안해진 마음으로 과일을 마저 다 썰어 넣었다. (남긴 건 통조림 파인애플 절반과, 용과 절반)

과일산에 비 내려줌. 깔깔깔
너무 오랜만의 화채인지라 너무 잘 먹었다. 화채라는 것이 아무래도 과일을 이것저것 넣어야 하는데 손질도 일이고 사는 것도 일이고 1-2인분의 화채는 어려운데, 덕분에 화채를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8명이 누린 화채 파티. (과일 나눔 받은 1명 제외)
8-9명이 즐겼는데, 40링깃도 안 되는 가격이라니 ㅜㅜ
 
이 나라에 사는 이유가 역시 이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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