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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이방인 생활

[말레이시아 생활] 오페라 문외한의 관람 :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by 도노자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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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분을 통해 오페라 공연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정말 아직도 생각해도 감사해서 감동의 눈물이 철철철 흐름 😭

장소는 Dewan Filharmonic PETRONAS

나도 어딘지는 몰랐는데 그 KLCC 쌍둥이 타워 있는 곳이었다.

로비에 가니 크게 걸려 있던 포스터.

캐스팅이 다 한국인 성악가분들이었다.

  • 한국인 성악가라면 오페라는 한국어로 했나요?
    > 아니요 ^^ 이태리어로 함.

나중에 찾아보니까 라 트라비아타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했던 오페라였고, 꽤나 전 세계적으로 공연을 많이 한 뮤지컬 같은 오페라라고 한다.

오페라는 처음이었어서 이게 비교적 뮤지컬 같았는지는 모르겠수다!

확실히 그냥 성악하는, 춤을 뺀 뮤지컬 느낌 같기는 했다.

 

나는 오페라 문외한이어서 라 트라비아타 이름만 들어봤지 줄거리를 전.혀. 몰랐고요...

여유가 있으면 이걸 줄거리를 찾아서 좀 봤었을텐데, 공연 보러 가기 전까지 틈이 잘 안 났다 ㅜㅜ

 

시작 전에 영어 자막 파일도 있다며 QR 코드 스캔도 시켜줬는데, 막상 공연 시작하고 나서는 핸드폰을 볼 수 없어서 팜플렛에 적힌 시놉시스로 대충 이해한 줄거리에 의지해서 봐야 했다.

(공연장에 자막 띄워주는 프롬프트가 없었음)

 

그래서 공연 내내... 아 저 분들은 뭐라고 말하는 걸까... 무슨 대사인걸까...... 알고싶다..... 이 생각으로 보았다.

 

 

그래서 공연 시작 전에 팜플랫을 받아서 시놉시스를 훑어 읽었다.

근데 Act 1, Act 2... 1막과 2막이라고 하나요..?

하여간 딱 시작 전에 2막 1씬까지 읽었는데, 짧은 영어 탓일까? 벌써 혼동 옴 ^^

1막 

비올레타가 분명히 lover가 있었는데, 왜 갑자기 그 lover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는지 난 이해를 못 했다 ^^

1막은 갑자기 lover가 있는데 난 널 좋아했다고 고백받고...

읽을 때는 courtesan 단어 뜻을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창녀'란다.

몸 파는 여성이었고, lover는 그럼 스폰해 주던 고객을 말한 걸까 ^^....

 

1막 초입에 가장 익숙한 곡이 나오는데, 모르는 음악만 나오다가 아는 음악 나오니까 나도 모르게 굉장히 문화생활에 빠삭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완전 기분 탓이죠ㅎ)

 

그리고 그 뒤로는 전혀 모르는 음악 천지임!

 

 

2막 

그래서 분명 lover가 있는 비올레타가 2막에서는 갑자기 남주 알프레도랑 같이 지낸다고 하니 난 멘붕 ^^..

그리고 알프레도 아버지 제르몽이 와서 헤어지라고 하고...

아침드라마 느낌 ^^

 

그리고 배신당했다고 느꼈는지 나중에 파티에서 알프레도는 비올레타를 만나서 막 모욕하는 장면도 있고...
그런식으로 사랑이 엇갈리는 장면이 그렇게 나오는데...

스토리 전개가 내가 생각했던 수준보다 더 자극적이었다.

 

3막

그리고 비올레타는 병들어있어서 시한부 인생인 와중에 알프레도랑 다시 만나지만, 알프레도 품에서 죽는다고! 적혀있었다.

정말 마지막까지 아침드라마 같은 느낌 지울 수 없어서 당황함.

원래 오페라의 전개들이 이런가요...?

알프레도랑 생각보다 금방 만나길래, '아 곧 죽는구나, 이제 끝나겠네' 싶었는데. 죽는 과정까지 굉장히 오래 노래하셨다.

 

노래하다가 (고음) -> 아, 이제 클라이막스고 저 고음이 끝나고 풀썩 쓰러져 죽는 건가?
갑자기 잔잔하게 노래함 -> 아, 이제 기운이 다 해서 스르륵 눈감고 죽는 건가?

또 노래를 힘차게 함 -> 아직 기운이 있네, 아직인가?

잔잔하게 노래함 -> 이제 마지막 기운인 건가?

약간 반복 ㅎㅎ...

 

이건 진짜 내가 내용을 큰 틀로만 겨우 알고, 이태리어는 전혀 알지 못해서 발생한 의식의 흐름이다 ㅠㅠ

공연은 정말 멋있었어요 ㅠㅠ 

내 자리는 여기!

굉장히 무대 코 앞이었다.

공연 시작 전에 오케스트라 단원분들이 조금씩 나와서 음 조율하고 계시는 것 같던데, 그 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자리가 가깝고 살짝 가장자리로 치우쳐져있다 보니, 나의 반대편 가장자리에서 연기할 때는 잘 안 보이는 게 단점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내 쪽에서 연기할 때는 정말 디테일하게 다 보여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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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그냥 단순히 고상하게 잠시 주인공이 나와서 정적인 자세에서 노래 부르고 다시 들어가고의 반복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위에도 적었지만 성악을 하는, 춤을 뺀 뮤지컬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굉장히 디테일한 표정 연기들과 제스처 연기...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연기들을 하셔서 기대 이상이었다.

 

마이크도 없이 쩌렁쩌렁 노래하시는 분들.... 팜플렛을 보니까 죄다 교수님들... 이시던데.. 역시 교수님이라 그런가요...
소리를 그렇게 낼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이 사이의 입구로 들어가서 바로 계단으로 올라가면 공연장이 나온다.

바로 나오면 나오는 쌍둥이 빌딩.

 

나중에 공연 관계자분께서 말씀해 주시길,

원래 라 트라비아타가 3시간이 넘는 공연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 내용을 줄여서 공연 시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한다.

8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이 인터미션 20분 포함해서 11시쯤에 끝났는데요...? 이것보다 더 길다고요...? (당황)

 

 

참고 글 >> 

[말레이시아 생활] 무슬림 국가에서 영화 볼 때 추가 편집 : 타이타닉 IMAX 3D

 

[말레이시아 생활] 무슬림 국가에서 영화 볼 때 추가 편집 : 타이타닉 IMAX 3D

말레이시아 영화에서의 추가 편집 포인트 말레이시아에서 적응해 나갈 때, 나보다 오래 산 한국인들이 말하길 말레이시아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영화가 보다가 갑자기 끊기는 부분이 있을 때가

summerkong.tistory.com

보통 말레이시아에서 영화를 개봉할 때, 일부 장면들이 잘리곤 하는데, 오페라까지 잘리나요..?

 

나중에 검색해 보면, 중간에 파티 장면에서 여성 캐릭터들의 옷이 굉장히 야하다는 말도 있고... 뭐 그런 거 봐서는...

잘릴만했나 봅니다.... ㅎ.......

오페라 스토리는 잔잔하게 흘러가기만 하는 줄 알았지만, 아침드라마 뺨치게 자극적이라 흥미로움 그 자체.

도대체 잘리지 않은 오리지널 공연은 얼마나 자극적인걸까요? ㅎㅎ

 

앞으로 오페라 공연이 있다면, 다시 도전해 볼 의향이 가득해졌다. (물론 돈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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