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KL 직장인 휴가 보내는 방법 : Sushi Azabu 오마카세 념념
밀린 휴가 + 연말 기념으로 국내 여행을 한 번 가볼까 하다가 뒤늦게 숙소를 예약하려니 비쌌다.
어차피 이 나라에서 살 사람인데 급하게 여행 갈 필요가 있나 싶었다.
밥이나 한 끼 잘 먹자 하는 마음에 오마카세를 찾아봄.
사실 호캉스를 생각했다가,
호텔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조식인데, 나 홀로 조식을 먹기 위해 근 1000링깃을 소비..?
그렇게 합리적인 것 같진 않았다.
어차피 조식 때 맞춰서 밥만 먹고 와도 되는 거 아닌가 ㅎ
오마카세를 이제 알아봤는데, 이것도 좀 시간 가까이 알아보다 보니 추천받은 sush oribe, sushi ori 이런 곳들은 아예 풀부킹이거나 테이블 자리밖에 없었다.
오마카세는 그 비싼 가격에 공헌하는 것이 직접 앞에서 만들어주시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테이블 자리라뇨?
Sushi Azabu / 스시 아자부
예약하기
예약은 홈페이지로 호다닥 했다.
저녁이나 점심이나 오마카세는 가격 차이가 없다. 애초에 식재료 똑같은 것 쓰시는 듯!
12시, 12시 30분, 1시 이런 식으로 30분 단위로 슬롯이 있다.
넉넉히 자고 갈 예정이라 1시로 예약함.
카운터 자리가 있었고, 알러지 여부도 체크하고 식성도 체크하게 되는데 나는 내장? 뭐 이런 거는 못 먹겠다고 체크했었다.
예약하고 나서 변덕을 부림 ㅎㅎ
아니 비싼 식재료 줄 건데 어차피 한 번 먹어보는 것도 경험이지 않을까 싶었다 ㅎㅎ
따로 왓츠앱으로 못 먹겠다고 표시한 거 취소할 수 있냐 했더니 해당 내역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방문하기
lot10 건물 4층에 그 일식집들 모여있는 그곳에 있다.
간판이 뭐 크게 있는 것이 아니라서 입구마다의 메뉴판을 보고 이 집 저 집을 찾아 들어감 ^^
예약은 1시 시간대로 잡아놨는데, 10시경인가 11시경에 따로 전화해서 오는 것이 맞는지 체크해주신다.
12시부터 점심 타임 시작이라 이미 카운터 자리에 자리 잡고 먹고 계신 분이 있었음.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ㅎ
ㄱ자 모양의 카운터였고, 나는 주방입구쪽의 구석자리였다.
혼자 왔다고 구석으로 보내셨나요 ? ㅎ....
이유는 모르지만 괜히 혼자와서 그런가 싶은 맴
음료는 뭐 먹을거냐고 하시길래, 그냥 무난하게 아이스 그린티 달라고 함
알아서 리필 해주심!
그리고 먹었던 순서들!
1. 애피타이저
내 자리의 정면은 이랬다
내 옆자리나 옆옆자리가 쉐프님과 바로 정면인 자리!
뭐.. 살짝 방향 틀어서 보면 보이니까..
애피타이저로 나온 것들.
뭔지는 다 까먹었다. 저 시금치같은 것도 담백하니 괜찮았고, 다 괜찮았음.
2. Chef's Choice
메뉴판의 순서라면 차완무시가 나와야하지만, 쉐프 초이스를 먼저 주심.
이유는 모르겠으나 오마카세가 뭐 알아서 내 식사를 맡긴다는 의미니까 그냥 먹음!
난 사실 굴을 싫어한다.
굴이 들어간 모든 것들을 먹지 않는다.
그냥 굴의 그 비린향도 싫고, 식감도 별로일 것 같고 안 먹어왔다.
쉐프 초이스로 굴이 나올 건데 괜찮냐고 하셨는데, 그냥 굴도 아니고 오마카세면 좋은 품질의 굴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괜찮다고 함.
컬러는 같지만 왼쪽과 오른쪽 각각 소스가 다르다.
한쪽은 조금 상큼한 소스였고, 하나는 조금 짭조름한 소스였다.
그리고 저 굴은 반씩 잘려있었다. 고로 2점씩 2개~
둘 다 눈이 번쩍! 떠질 정도로 맛있었고, 굳이 더 맛있는 걸 고르라면 상큼한 소스가 너무 맛있었다.
이제 나는 굴 먹는 사람 하기로 함.
심지어 먹고나서 다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면 이 굴을 고를 것이고, 굴 생각하니까 굴이 먹고 싶었다.
3. 차완무시
3번째 순서로 나온 것은 차완무시
게살이랑 뭐가 더 들어갔다고 설명해주셨는데, 난 12월 말에 갔고 지금은 1월 중순이다.
기억이 날 리가 없다.
사진으로라도 남겨둔 게 어디 ^^
맛은 괜찮았다.
4. 사시미
사시미로 나온 6점의 횟조각들.
해외에서 오마카세를 먹는다는 것은... 한국어로도 생긴 걸 모르는 생선들의 이름을 영어로 듣게 되고..
그 낯선 영어단어를 바로 캐치해서 구글링을 한다는 건 미션이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종류의 생선회가 나오면.. 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좌측 하단의 푸른 면이 있는 것은 고등어 ^^
저 정도는 누구나 다 알겠지.
제주도 여행 때 방문했던 오마카세에서 고등어 초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 고등어회가 맛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고등어 나와주면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맛있는 것!
고등어가 다 괜찮긴 했는데,
이 집에서 먹은 고등어보다 제주도에서 먹은 고등어 초밥 그 한 점이 더 맛있었다.
다른 것도 뭐 괜찮게 잘 먹은 듯
5. 사이드디쉬
이름 몰라도 알 것 같은 것 ~
문어겠지 뭐
저 뒤에 말캉한 것도 먹는 거였는데, 뭐였는지 모르겠다.
대충 생긴 거 봤을 때 떠오르는 맛이 있다?
그 맛 맞음.
저 풀때기는 먹는 거 아니고 관상용이라고 알려주셨다.
제가.. 저런 풀도 먹게 생겼나요 ㅠㅠ?
억울
6. 니기리 7점 (초밥)
그냥 국내 만화 보듯이 순서대로 나왔다.
일단 니기리가 초밥을 말하나?
(일어 모름)
하여간 7 pieces of nigri인데
마지막 우니가 2점인 걸..
하나가 서비스이든지 혹은 하나당 0.5개로 치든지 ㅎㅎ
1번 초밥은 슈머지라고 했다.
근데 슈머지... 들리는 대로 한국어로 적으면 슈머지이긴 한데..
영어로는 어떻게 쓰나요..? 스펠링이 감도 안 와서 구글링도 못 함 ^^
뭔지도 모르고 먹는다.
2번 초밥은 엔가와라고 했다.
솔직히 검색하면 광어 어느 부위인 것 같은데, 회 무식자인 나는 뭔지 모르겠다..
어차피 검색해도 나는 이해를 못 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뒤로는 대충 들은 듯.
그래도 3번은 참치 오도로..? / 4번 고등어
솔직히 고등어 나올 때도 이건 무슨 고등어고 저건 무슨 고등어이며 원산지는 어디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5번은 새우 / 6번은 모르겠다. / 7번은 우니!
굴이 너무 파격적으로 맛있어서 얘네는 그냥저냥 먹음.
7. 롤 스시
다진 참치가 들어간 롤 스시가 나왔다.
그냥 생각하는 그 맛임.
눈이 번쩍 떠지는 그런 맛있는 맛은 아님.
8. 미소국
미소국도 나오긴 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겨서 찍지도 않은 듯
9. 후식
후식으로 나온 차와 메론/딸기
메론은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라 했다.
일식집 가서 당연한 것이긴 하겠지만.. 괜히 일본에서 가져왔다 하면 방사능 걱정되는 것..
메론 맛있었고, 그 한국에서 유통되는 메론이랑 맛이 비슷한데
애초에 이 나라에서 파는 메론이 저런 맛나는 메론이 아니다! ㅜ
그래서 먹으면서 좀 반가웠음.
딸기는 맛이 없진 않았고, 그 안 익어서 시지도 않았고.
그냥 메론 최고!
차는 그냥 차다.
따뜻한 차로 주셨다.
가격
점심/저녁 메뉴판 모두 오마카세는 490링깃으로 동일하다.
점심 메뉴판 기준 아이스 그린티는 1잔에 15링깃.
그런데 계산할 때 보니 아이스 그린티는 따로 포함이 되진 않았다.
음료는 오마카세에 같이 주나 보다.
이 나라는 온갖 세금이 식당마다 제각각 달라붙는다.
좀 그럴싸한 식사 장소는 10%, 6% 다 붙어서 여기도 당연히 16%의 세금이 붙을 줄 알았다.
세금은 6%만 붙었다. 그래서 519.4링깃
여기보다 허접한 식당은 도대체 왜 양아치처럼 16%를 떼 가는 것일까?
총평
1링깃 = 283원으로 계산하면
약 15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밥 한 번 잘 먹으려고 쓴 비용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재방문의사는 글쎄..
박수 짝짝 칠 정도로 맛있었던 건 굴뿐.
나머지는 그냥 음 괜찮은 것들~ 이런 느낌이라..
간간히 스시지로, 스시테이 몰에 있는 일식집 가서 초밥을 종종 먹고는 했는데
그냥 이제는 안 가고 반기마다 나에게로의 선물로 이렇게 밥 먹는 게 낫겠다 싶었다.
참고로
스시지로는 회전초밥집이라 영 시원찮은 것은 맞고 날에 따라 비린내가 진동할 때가 있음..!
스시테이는 조금 더 가격이 있어서 좀 더 낫긴 함
한국에서 먹던 맛의 감동을 동일한 수준으로 느끼려면 한국에서 쓰는 돈 보다 더 써야 한다..
와 근데 쓰고 보니 길다..!
이렇게 길게 쓰기도 힘든데..!
역시 뭘 코스로 정성스레 먹어야 길게 쓰나 보다!